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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게임회사 게임 개발자의 악몽이 된 사내면접

by 오디세 2023.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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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inven.co.kr

기사 내용

이두현 기자 (Biit@inven.co.kr)


A씨는 게임사에서 MMORPG 클라이언트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출시된 지 5년이 지난 이 게임은 초기 성과는 좋았으나 최근 매출이 급격히 떨어졌다. 결국 회사는 서비스 종료를 결정했다. 매출보다 유지비가 더 들어 서비스를 계속 이어 나가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A씨는 자리를 잃었지만 회사에서 계속 근무하길 희망했다. 회사는 '전환배치에 실패하면 권고사직에 응한다'라는 내용의 서류에 서명을 권했다. A씨는 서명 후에 전환배치를 준비했다.

 

다른 개발실에선 A씨에게 이력서를 요구했다. A씨는 이미 직원인 자신에게 이력서와 기술소개서, 포트폴리오 등을 요구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전환배치에 필요하다고 여겨 취업할 때와 같은 수준의 이력서를 준비해 제출했다. 포트폴리오를 준비할 시간은 빠듯했다. 언제까지 제출해야 한다는 정해진 마감 기간은 명시되지 않았지만, 빨리 제출될수록 사내면접이 빨리 진행되고 TO가 조기 마감될 수 있다고 들었다. 프로젝트가 접혔는데도 야근을 해야했다. 심지어 프로젝트 서비스 종료 작업을 하면서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동료도 있었다.

 

안타깝게도 반응이 좋은 곳은 없었다. 심지어 어떤 곳에선 이미 TO가 가득 찼다는 말도 들었다. 결과적으로 몇 주 뒤 모든 팀으로부터 탈락 통보를 받았다. 인사팀이 찾아와 그동안 수고하셨다 말했고, A씨의 권고사직이 진행됐다. PC는 반납됐다. 인사팀은 앞으로 남은 기간에는 출근하지 않아도 월급이 지급될 거라 했다. 억울했지만 누구에게 물어봐도 법적으로 하자가 있다는 조언은 듣지 못했다.

 

 

- 사내면접이란?

 

사내면접은 단어 그대로 회사 내에서 보는 면접이다. 게임사 내에서 프로젝트에 충원이 필요한 경우 외부에서 구인하지 않고 내부 직원 중 적임자를 찾는 형태에서 시작됐다.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와 카트라이더 차이처럼 게임사는 특성상 스튜디오마다 쓰는 기술의 차이가 크다. 사내면접을 통해 적합한 기술을 갖고 있는지 확인한다.

 

예로 A게임사에 프로젝트a와 프로젝트b가 있다. 프로젝트a는 언리얼 엔진으로 만든 3D MMORPG다. 프로젝트b는 유니티 엔진으로 만든 2D 수집형 게임이다. 한 개발자가 A게임사에 취업해 프로젝트a를 맡았다. 이후 A게임사는 경영상 이유로 프로젝트a 인력 조정에 나섰다. 이 개발자가 조정 대상에 포함되었는데, 전환배치를 거친다 해도 프로젝트b를 맡기는 어렵다. 쓰는 기술이 달라서다.

 

이를 '스킬셋을 맞춰본다'라고도 한다. 스킬셋은 픽셀 아트와 실사풍 원화가 사이의 기술을 의미할 때도 있고 애니메이터, 모델러 등 세부 직군을 의미할 때도 있다. 스킬셋 변경이나 새로운 축적은 어려운 일이다. 스킬셋이 안 맞는 이유로 면접에서 탈락할 수 있다. 고용안정성이 불안한 셈이다.

 

넥슨 노동조합 배수찬 지회장은 "사내면접 자체는 업계 전체에서 일어나는 일반적인 문화가 맞다"라면서도 "고용불안과 연결되는 형태는 권고사직서 동의 절차 여부에 있다"라고 전했다.

 

프로젝트가 드랍되면 인사팀 담당자가 찾아와 1대1 면담을 통해 권고사직서 동의 사인을 받으려 한다. 배 지회장은 "희망퇴직 혹은 권고사직 같은 용어를 사용하고 거부하면 그 선택으로 인해 경력에 불이익이 생길 수 있다는 식의 모호한 표현을 돌려가며 압박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1대1 상황에서 '저는 이걸 수락할 의무가 없습니다'라고 거부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라며 "상대는 전문가이고, 직원은 노동법을 단 한 번도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그렇게 몇 분이면 한 명의 퇴사 동의서가 만들어지고 사내면접이 시작된다"라고 덧붙였다.

 

사내면접을 통과하면 권고사직서가 폐지되고 통과하지 못하면 권고사직서에 적힌 퇴사일이 오는 즉시 퇴사가 시행된다. 사내면접 탈락이 곧 고용관계 해지로 이어지게 만드는 법적 근거는 노동자가 직접 동의한 권고사직서가 된다.

 

 

- 사내면접의 현실

 

사내면접이 권고사직의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최근에는 회사가 부정적 이슈로 인력을 구조조정을 해야 할 때, 개발자를 내보내는 방법으로 쓰이는 추세다.

 

스튜디오 입장에서는 인원 받기를 꺼릴 수 있다. 인원을 받는다는 건 스튜디오에 부담하는 개발비가 상승한다는 걸 의미한다. 실패한 스튜디오의 인원이란 꼬리표도 문제다.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사람으로선 이득은 적고 부담만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서 인원을 받기 부담스럽다.

 

낙인 효과로 인해 사내면접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 스마일게이트 노동조합 차상준 지회장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회사가 변명거리로 이용하기 좋은 시스템이다"라며 "배타적인 스튜디오 문화를 이용해 실패자로 낙인찍은 인원을 자기 스튜디오에 맞지 않다거나 능력이 부족하다는 등의 다양한 이유로 모멸감, 상실감, 불안감을 조성해 자발적 퇴사로 유도한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스튜디오 수장들의 정치적 관계로 '절대로 저기 사람을 뽑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끝까지 노동자를 괴롭히는 것도 보았다"라며 "가령 조직장급 이상인데 사회초년생한테 할법한 질문으로 모멸감을 준다"라고 전했다.

 

웹젠 노동조합 노영호 지회장도 "사내면접 전에 '권고사직'을 전제하므로 '버림받는다'는 심리적 압박을 심하게 받는다"라며 "프로젝트가 종료되어 내부면접을 하는 경우 개발자들의 자존감이 낮아지기 마련이기에 더욱 같은 회사 타부서/팀으로 이동하기에 부담을 갖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노동조합 송가람 지회장은 이유에 따라 정도가 다르다고 전했다. 현재 업무를 보면서 이동을 준비하는 경우 다른 부서 사내 공고에 지원하게 되며, 기존에 맡은 업무에 대해 대략적인 검토 및 현재 팀에서의 작업물에 대한 평가 그리고 면접을 진행한다. 반면, 대기발령 상태에서 지원할 때 취업에 준하는 이력서부터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이전 직장 경력이나 연봉 정보 등 외부 인원이 지원하는 것과 같은 절차로 진행된다.

 

송 지회장은 "대기발령 상태면 인식이 좋지 않아 각 부서에서 면접을 잘 보려 하지도 않는다"라며 "실제로 면접을 본 경우에도 대기발령 상태라는 것을 몰랐다가 알게 된 경우 면접에 합격했던 것이 취소되는 사례도 있다"라고 소개했다.

 

권고사직서 동의가 노동자의 온전한 의지에 의한 것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배 지회장은 "보험이나 대출을 들 때는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가 다양한데, 근로관계 해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절차 없이 사인 한 장이면 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나

 

배 지회장은 사내면접이 만연한 배경에 △회사가 재교육에 필요한 비용보다 사람을 내보냈다가 필요하면 다시 뽑는 비용이 저렴하다 여기고 △사람을 내보내는 부담감이 게임업계에선 사실상 제로(0)이기 때문이라고 봤다. 노조가 없다면 구조조정 분위기여도 집회 부담이 없어서다.

 

사내면접 문화 개선을 위해 회사가 우선 인식을 바꿔야 한다. 월급을 주기 어려운 상황의 회사는 어쩔 수 없어도, 상장을 준비하거나 누적 수익이 많은 회사가 사내면접 전부터 권고사직을 한다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다.

 

배 지회장은 "회사가 과감하게 스킬셋이 딱 맞는 사람을 찾는 과정을 포기하는 걸 고려해 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다른 기업의 경우 스마트폰 개발자가 사업 철수로 인해 가전 부서로 가면, 기존 부서만큼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부서에서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 기간을 부여한다.

 

송 지회장은 "사측의 인식이 우선 바뀌어야 할 것으로 본다"라며 "관련 업무에 우선은 파견식으로 강제적으로 보내 같이 업무를 진행해 보고, 부서와 지원자 양측이 잘 맞는다면 정식으로 배치하는 과정을 일반화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노 지회장은 "개발자들은 프로젝트가 종료되기 직전에 사실을 알게 된다"라며 "그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여러 고민을 경영진과 인사팀이 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프로젝트가 종료될 경우 해당 개발자들의 노하우를 정리하여 채용풀로 관리를 하고 사내 인력채용이 활발한 프로젝트에 맞추어 직무개발할 수 있는 지원환경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차 지회장은 회사가 상황을 대비해 사내 전환배치 시스템과 교육훈련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슈퍼셀과 같이 실패를 하나의 과정으로 이해하는 사내 문화를 정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결국 이 문제는 다른 스튜디오 인원을 받았을 때 어떤 혜택이 있는지가 동반되어야 한다"라며 "일정 기간 당사자가 해당 스튜디오에 연착륙할 수 있는 제도와 그전까지는 개발비에 포함하지 않는 등의 방법들을 생각해 볼 수 있다"라고 전했다.

 

 

- 변질된 사내면접, "위법소지 있다"

 

이춘성 노무사(서울노무법인)가 변질된 사내면접에 위법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타 기업에서도 소위 저성과자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동 제도는 어디까지나 업무 적격성이나 태도 등을 보아 개선 여지가 있는 사람에게 동기를 유발해서 올바른 조직 구성원으로 돌아오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현재 게임사의 사내면접 제도는 저성과자 프로그램과 언뜻 보기에 유사하지만, 그 실질은 기회를 주지 않고 내보내는 데 방점이 찍혀있다. 이 노무사는 "이 경우 권고사직이 아닌 실질적인 해고로서 위법 소지가 있다는 점은 꼭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이 노무사는 "기업 입장에서 인력 관리의 유연화라는 측면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이런 식으로 법적 절차상 문제가 없으면 어떤 방식이든 내보내도 된다는 식의 태도는 단기적 이윤을 위해 미래의 가치를 포기하는 것으로 보여 무척 우려된다"라고 말했다.

#노동조합 #노무 #사내면접

 

 

 

게임 개발자들의 사내면접 기사를 읽고 난 후기

 

게임 프로젝트 폭파에는 책임은 누가 지는가?

 

사내면접을 본다는 것 자체가 프로젝트가 폭파 되었을 경우가 제일 많습니다.

위에 인벤 기사 내용에서도 그런 경우입니다. 개발팀이 폭파 되는 경우는 2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번째 게임 개발 중에 경영진의 판단으로 시장에 나와서 개발 비용을 더 들이고 마케팅 비용을 써서 출시 하는 것보다 지금 중단 하는 게 더 이득이라고 판단 될 경우도 있습니다. 회사내에 경쟁 프로젝트에 밀려서 팀은 유지하고 개발팀이 리셋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팀이 폭파되면 전체 팀이 대기발령 됩니다. 리셋의 경우에는 새로운 리더에 따라서 구조조정 되는 인원이 달라집니다. 아무튼 이 경우에도 다수의 사람들이 대기발령을 받게 됩니다.

 

두번째 라이브 Live 서비스하는 게임이 적자나 아니면 소폭 흑자인 상태로 종료하는 경우입니다. 서비스 종료 개시가 되고 온라인 게임의 경우에는 BM 관련된 상품 약관 때문에 최소 인원을 남기고 나머지 인원을 대기발령 시킵니다.

 

이 프로젝트의 폭파에는 누구 책임이 클까요?

개발중인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경영진에서 결정을 했기 때문에 이 책임의 지분은 경영진과 프로젝트를 이끈 리드, PD, 디렉터 직급이 책임져야 합니다.

하지만 게임회사에는 이 리드들은 오히려 다른 부서에 인맥과 오래된 경력으로 이동을 하게 됩니다. 흔히 빤스런을 한 케이스도 종종 업계에서 들려옵니다. 일반 팀원 개발자들은 대기발령에서 TO를 뺏기게 됩니다.

그리고 대기 발령의 시간이 시작 됩니다.

라이브 서비스의 종료의 경우에도 게임 개발자들의 책임도 일부분 있겠지만 꼭 이들의 잘못일까요? 어떤 게임이든 수명이 있습니다. 그게 긴 경우도 있고 짦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 라이브 인원들의 노하우와 팀웍도 팀 폭파로 사라진 다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정규직이란 무엇인가?

 

정규직은 3개월 수습기간이 종료되면 함부로 사람을 자를 수 없습니다. 해고도 있지만 이건 사측에서 이 사람이 업무에 대한 부족함을 증명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또한 권고사직은 회사에서 제안한 퇴사를 정규직 직원이 동의하에 싸인하게 되면 자진 퇴사하게 됩니다. 권고사직은 고용보험에서 제공하는 실업급여를 받게 되지만 어렵게 들어온 회사를 실업급여를 받는다고 퇴사할 사람은 거의 없죠.

이 때 회사에서는 N개월의 시간이 남았다고 이야기 하며 권고사직을 권유합니다. 동의할 경우 출퇴근을 자유롭게 해주기도 합니다. N개월수와 출퇴근 여부는 회사마다 상황마다 다릅니다.

다른 회사에 바로 갈 수 있다면 오히려 이 시간이 더 좋을 수도 있겠지만 사실 쉽지 않습니다. 요즘처럼 코로나 시대가 끝나고 게임회사의 실적과 주가가 많이 하락하여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게임회사들이 TO를 회수 했기 때문딥니다.

그리고 포트폴리오도 준비하고 이력서도 업데이트해서 자신은 TO가 없기 때문에 회사 내부에서도 외부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지원해야 합니다. 그리고 대기발령인 상태에 대한 부정적인 부서장들도 있기 때문에 서류에서 탈락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내부 지인의 추천을 받아야 겨우 면접을 보는 경우도 많습니다.

 

 

권고사직과 해고의 틈

 

해고는 하기 싫고, 권고사직으로 별 탈 없이 대기발령에 있는 직원들을 내보내고 싶은 회사는 다양한 회유책을 씁니다. 그런데 정말 사람을 내보내고 싶다면 합당한 보상과 사내에서 매치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하는데 프로젝트가 폭파 되었다고 1달간 TO 유지 그 이후 TO를 바로 회수해서 취업하라고 시장에 떠미는 회사.

1달 TO 유지도 안 해주고 바로 TO 회수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고용 불안은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게임회사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SNS와 잡코리아, 사람인, 다양한 정보를 습득하는 MZ 세대들에게 각 회사의 상황들은 꼭 그 회사를 가지 않아도 잘 알게 됩니다.

사람을 뽑아놓고, 1개월, 2개월만에 프로젝트가 폭파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으로의 새로운 개발자들이 될 신입들이 게임 회사의 고용불안을 알게 된다면 게임 업계에 도움이 될까요?

새론 인력 수급의 문제, 고착화, MZ와의 소통 부재등을 만들껍니다.

지금 네카쿠배라를 취업 순위로 높게 치는 Z 세대들을 봐도 알 수 있습니다.

네카쿠배라: 네이버 카카오 쿠팡 배달의민족 라인을 말합니다.

회사가 사람을 채용하면 정년퇴임까지 책임져 달라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프로젝트를 폭파에 대한 책임과 정규직으로 뽑았다면 최소한의 안정장치와 재취업의 기회, 재교육의 기회가 필요하고, 이미 이 회사에 취업의 문턱을 넘은 사람이라는 겁니다.

앞으로 게임회사와 게임산업을 발전을 위해서 이런 부분을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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